커피의 확산, 세계로 펼쳐진 커피로드의 출발
약 15 ~ 18mm의 원두에서 추출된 달콤하고 쌉싸름한 검은 액체를 전 세계 대부분의 인구가 즐겨 마시고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 옆에 자리 잡은 커피, 당신은 이 커피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있습니까? 그저 열대우림 속에서 자라던 관목에 불과했던 커피가 지구의 남위 25도 북위 25도 사이의 평원과 산악을 점령하여 세계에서 귀한 농산물로 꼽히고 시대 상황에 따라 최음제, 관장제, 신경 강장제 등으로 처방받았고 각성효과와 사람들 간의 교류 활동에도 빠짐없이 등장하는 커피 작디작은 원두가 어떻게 세계를 정복해 나갔는지 그리고 그 안에 펼쳐진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칼디의 전설에서 커피가 시작되다.
여러 가지의 기원이 있지만 그중 제가 들었던 흥미로운 유래에 대해 설명 하려합니다. 옛날 에티오피아에 칼디라는 목동이 살았는데 하루는 피리 소리를 불어도 염소들이 오지 않아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다가 이상한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바로 염소들이 흥분해서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매앰매앰 소리를 내며 뒷다리로 서서 춤을 추며 알 수 없는 녹색 잎과 빨간 열매를 따 먹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칼디는 이상하다 생각하며 염소들을 데리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 이후 이러한 상황을 종종 발견한 칼디는 호기심이 생겨 녹색 잎과 빨간 열매를 차례대로 먹어보았습니다. 쌉싸름한 맛과 약간의 단맛이 입안 가득 퍼지며 온몸에 힘이 나고 피곤하지 않아 종일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을 겪었습니다. 아마도 칼디는 염소들이 잎사귀와 열매를 먹고 신이난 이유를 그제야 깨달았을 것 같습니다. 그 후 칼디는 수도원의 수사에게 이 사실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고 여러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에티오피아가 커피의 발상지로 추정이 되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인들은 커피를 섭취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여 잎과 열매를 끓여 먹거나, 커피 열매껍질을 볶아 퀴스르 라는 음료를 만들어 마셨는데 현재 이 음료는 키셔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에서 커피가 발견된 후 교역을 통하여 아리비아까지 커피가 전파가 되었고 아라비아인들은 각성효과가 있는 이 음료에 매료가 되어 산악지대 인근에 커피나무를 재배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커피는 아라비아 수도승들이 졸지 않고 밤새워 기도하기 위한 용도로 마셨다고 합니다. 그러다 일상생활 속으로 커피가 파고들어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즐기게 되었습니다.
이후 15세기경 이슬람교 순례자들을 통해 커피가 페르시아, 이집트, 터키 등에 소개되며 교역품목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커피의 물결 세계로 향하다.
15세기 말 터키에 들어오게 된 커피는 터키 전역에서 중요한 수출품으로 자리를 잡아 터키인들에게 주요 수입원이 되자 주요지역 이외에서 커피나무가 재배되지 못하도록 단속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커피나무 재배를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되었습니다. 네덜란드인들은 몰래 커피나무를 가져와 세계 곳곳에 재배에 성공하였고, 터키와 오스트리아간의 전쟁 중에 패배한 터키군의 전쟁물자 중 포대자루에 있던 커피를 낙타 사료로 착각해 불에 태워버리려 했으나 콜시츠키라는 오스트리아 군인이 불에 타버릴 뻔한 커피 자루를 챙겨 블루보틀을 열었다고 합니다.
프랑스의 가브리엘 마티외 드 클리외 라는 해군 장교는 커피나무 한 그루를 손에 넣은 후 매서운 폭풍우와 온갖 해적들을 물리치면서 대서양을 횡단하여 카리브해에 재배를 성공하였고, 브라질에선 프랑스와 네덜란드 간의 식민지 국경분쟁에서 브라징 장교가 성공적인 중재와 더불어 몰래 커피 열매를 빼돌려 심어 그곳을 기점으로 커피가 퍼져나갔다고 합니다.
소문과 소문의 대결
이슬람의 통치자들은 자신들을 풍자하는 근원지가 커피하우스 임을 알게 되어 커피를 술처럼 코란에 불법으로 규정하여 커피를 마시지 못하게 하였고 마시다가 걸리게 되면 몽둥이질을 당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몰래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커피 금지령을 해제하였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의사들이 커피가 전신피로 및 전신마비를 일으킨다고 하였으며 독일에서는 커피가 불임과 사산을 유발한다고 경고하기도 하였지만 여전히 인기를 끌었습니다.
한편 영국에서는 커피가 소화를 촉인하고 두통, 기침, 부종, 통풍 등을 낫게 한다 라는 다소 말도 안 되는 광고까지 나왔습니다. 후에 영국에서 커피하우스가 엄청나게 인기를 끌지만 남성 위주의 커피하우스가 많았기 때문에 여성들은 불만을 가졌고 '커피는 남편들을 무기력하게 만들며 코를 축축하게 하고 관절은 뻣뻣해진다'라는 탄원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남성들도 곧바로 커피를 옹호하고 나서며 문제가 생기자 영국 정부에서 커피 영업 금지를 발표하였지만 곳곳에서 불평이 생기자 이 금지령은 철회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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